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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

이상한 그림

by 멈춘그대 2023.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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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림 - 10점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북다

『이상한 집』과 『이상한 그림』이 일본에서 각각 65만 부, 45만 부가 팔리며(2023년 7월 기준) 단숨에 히트 작가가 된 우케쓰. 『이상한 그림』은 출간과 동시에 일본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4천 개 이상의 리뷰가 달렸다. 아마존재팬 평점 평균은 4.7로 상당히 높다. 이와 같은 이례적인 연속 흥행 홈런에도 작가는 베일에 싸여 있다. 세상에는 자신을 감춘 채 활동하는 복면 작가가 있지만 우케쓰야말로 진정한 복면 작가라 말할 수 있다. 그는 원래 유명 오컬트 콘텐츠 크리에이터 겸 유튜버로 인터넷계의 에도가와 란포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목구비도 불분명한 흰색 가면과 온몸을 감싼 검은 타이츠 차림으로 등장한다. 목소리마저 변조하여 신원은커녕 성별조차 알 수 없다. 채널 구독자 수가 90만 명이 넘고 또 소설 및 드라마 영역에서도 활동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우케쓰는 두 번째 소설 『이상한 그림』에서 인간의 심연을 파헤치는 도구로 그림을 선택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그린 그림들을 중심으로 심리 분석과 본격 추리가 진행되는데, 사건에 깊숙이 관련된 인물들의 목소리가 드러난다는 점에서 전작보다 직관적이고 독자 몰입도 또한 강하다. 이는 일본 내 두 작품의 리뷰, 판매 속도가 증명한다. 우케쓰가 쓰는 소설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글자를 읽고 있음에도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읽는 맛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림 미스터리’라고도 부르는데, 보는 것 이상의 읽는 재미가 확실한 ‘신개념 소설’임은 분명하다. 독서량이 많은 독자, 미스터리 마니아는 물론이고 처음 미스터리에 입문하는 신규 독자들도 모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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