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제물 -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내친구의서재 |
고립된 마을 속 기적을 따르는 광신도 천 명
그리고 그곳에 나타난 명탐정…
탐정은 제물인가, 희생자인가, 혹은 방관자인가?
명탐정 오토야 다카시는 아리모리 리리코라는 조수와 함께 경찰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며 명성을 쌓아왔다. 그러나 실은 리리코야말로 오토야 탐정사무소의 ‘브레인’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리리코가 학회 참석을 이유로 뉴욕으로 향한 뒤 종적이 묘연해진다. 오토야는 면밀한 조사 끝에 리리코가 조든타운이라는 교단에 잠입해 교주의 뒷조사를 하고 있음을 알아내고, 억류되어 있을지도 모를 리리코를 구하기 위해 남아메리카로 떠난다.
한때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만 명이 넘는 신자를 이끌던 교주 짐 조든은 스캔들을 피해 천여 명의 독실한 신자들을 이끌고 남아메리카 대륙으로 집단 이주한 상태. 미국의 대부호 찰스 클라크는 망명을 도와달라는 조든의 요청을 받아들이기에 앞서 항간의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이에 리리코를 포함한 각국의 우수한 조사원들이 클라크의 의뢰를 받고 가이아나로 파견된 것. 간신히 조든타운 잠입에 성공한 오토야는 정체가 들통 나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는데….
《명탐정의 제물-인민교회 살인사건》(이하 《명탐정의 제물》)은 1978년 11월 18일 남아메리카 가이아나 요릭 타운에서 벌어진 ‘인민사원(Peoples Temple) 자살사건’ 실화를 모티프로 한다. 미국에서 이주한 교주 ‘짐 존슨’의 명령에 따라 천여 명에 가까운 신도가 집단으로 죽음을 맞은 ‘역사상 최악의 자살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종교의 탈을 쓴 집단 자살인지, 교주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독극물을 마실 수밖에 없었던 타살인지, 그 진실은 오늘날까지도 묘연하다.
시라이 도모유키는 외부와 지극히 단절된 곳에서 일어난 집단 자살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신’을 믿고 ‘기적’을 믿은 나머지 현실세계를 버리고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만든 사람들. 그런 신자들에게 논리를 앞세워 진실을 파헤치는 ‘탐정’의 존재는 이질적일 수밖에 없을 터. 작가 특유의 독특한 해석은 악명 높은 역사를 완전히 새로운 추리극으로 바꾸어 놓는다.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불가사의한 살인은 마을 전체를 밀실로 만들어버리고, 오토야와 리리코는 생명의 위협과 맞서 싸우며 자신들에게 적대적인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일생일대의 추리극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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